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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19.7 로마-런던 첫 유럽 여행

2019.07.19 루체른 : 리기산 - 빙하공원 - 빈사의 사자상 - 성 레오데가드 성당 - 무제크 성벽 - 카펠 교

2019.07.19 루체른

리기산 - 빙하공원 - 빈사의 사자상 - 성 레오데가드 성당 - 무제크 성벽 - 카펠 교

 

 리기 산으로 가기 위한 여정의 시작! 어제의 점심 선택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의 리기 산 여정에서도 같은 메뉴를 선택했다. 나는 케첩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케첩이 안 들은 걸로, 펭귄은 들은 걸로. 맛은 약간 저렴한 치킨버거를 먹는 기분이다. 조금 느끼하고 짜지만 상당히 괜찮았다. 이게 과하지 않아서 그냥 이런 게 특징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간단히 먹을만 했다. 그렇지만 양이 많다보니 후반으로 가면 조금 질리는 느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조금 매콤한 소스인 편이 맛있었을것 같다.

 

 리기 산에 가기 위해서는 거대한 호수를 건너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배를 타야하지 않겠는가! 유람선에 탈 생각에 들뜬 우리는 유람선 선착상을 찾아갔다. 내 생각보다 유람선은 굉장히 커다랬고, 이렇게 큰 배를 타는 게 얼마만인지를 모르겠더라. 배라면 베네치아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이 타기는 했지만 거대한 유람선을 타는 건 또 기분이 다르니까.

 

 기왕 유람선에 탔으니까 답답한 실내보다는 풍경을 볼 수도 있고, 바람도 느낄 수 있는 외부에 앉아 가기로 했다. 배의 정면 부분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타서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배의 측면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서 가기로 했다. 일단 날씨가 선선하고 화창했기에 측면이라도 해도 불만을 없을 정도의 풍경과 바람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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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잔잔한 에메랄드 빛의 물결을 안정적으로 가르며 지나가는 유람선 위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쐬고 앉아만 있었을 뿐인데, 눈 앞에는 마치 그림 같은 풍경들이 지나갔다. 다들 풍경이 아름답고 동화같은 곳에 살다보니 집도 그렇게 짓고 사는지 집들이 하나같이 너무나 예쁘고 그림같았다. 예쁜 집들이 너무 많아서 장난으로 시작한 나 저 집 사줘가 한 10번은 나왔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참 많이 말했던 것 같기는 한데, 진짜 저런 집에서 살 수 있으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기는 하다. 

 

 이런식으로 아기자기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거대한 섬들을 여러차례 지나면서 정류장도 이곳저곳 멈추고 나니까 호수만 펼쳐지는 구간이 길게 나왔다. 이때 타임랩스도 찍었는데, 타입랩슬로 봐도 풍경이 변하지를 않더라. 그렇게 오랜 시간 호수만 보면서 가다보면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정류장이 리기산에 올라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 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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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기산의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기차를 타고 올라간다. 한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일체형의 창문을 가진 기차가 아닌 열리는 창문이라서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만끽할 수 도 있었다. 아랫쪽은 안 열리고 위쪽만 열렸던 걸로 기억하고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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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기 산의 정상에 올라가면 이와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정말 리기산 정상 근처에는 구름이 별로 없어서 쾌청하게 개인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멀리에는 하얀 뭉개구름들이 펼쳐져 있어서 파랗고 높은 하늘과 그 아래에서 솟아있는 산들을 나누고 있는 것만 같았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워낙에 많다보니 이런 풍경이 보기 정말 힘들다 보니 너무나 생소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나무와 바위로 가득 찬 산이 아닌 풀밭이 펼쳐진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푸른 초원과 호수라니.... 유명관광지이기도 하다 보니 여기저기 환경이 아름답게 유지되고 있어서 더 컸던 것 같다.

 

 이렇게 지평선을 보는 경험은....정말 너무나 이상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높은 산에 올라가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니까. 그동안 봐 온 풍경들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너무나 현실감이 없었다. 현실감이 너무 없어서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진짜 내가 살면서 지평선을 볼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까.... 정말 눈을 뗄 수 없는 풍경이었다. 이건 아예 외국이 아니라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여기는 오직 자연경관만을 보려고 오는 곳이기는 한데, 진짜 두 눈으로 보기 전에는 상상도 못 할 풍경이고, 사진으로 보는 것과 두 눈으로 보는 게 느낌이 정말 다른 곳이라서 이거 하나만으로도 올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정말 말 그대로 탁 트인 풍경. 정말 가슴이 뻥 뚤리는 풍경이다.

 

 다시 기차 타고 리기산을 내려와서 간단하게 점심. 근처에 적당하게 해결할 곳이 안 보여서 그냥 coop에 들어갔는데, 이런식으로 상자별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원하는 걸 퍼 담는 코너가 있더라. 너무나 생소했는데, 이미 포장된 완제품을 사 먹는게 슬슬 질릴 참이라서 너무나 반가웠다. 먹고 싶은 파스타 이것저것 담고, 리조또까지 담아서 맛있게 먹었다. 별로 기대 안 하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더라.  coop이 종류가 엄청 다양해서 뒤에 붙어있는 수식어에 따라 가게의 세부적인 내용이 바뀐다고는 들었는데, 여기가 뭐였느지는 기억이 안 난다....

 

 다음 목적지는 빙하 공원. 공원이라는 이름이랑은 다르게 박물관 같은 느낌이 강한 곳이다. 원래는 이렇게 학술적인 내용을 다루는 곳은 유명한 곳이 아닌 이상가지 않을 계획이었다. 어차피 다 영어로 쓰여 있으니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루체른이 리기산을 제외하면 그렇게 유명한 관광지가 많은 곳도 아니고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입장이 무료라서 그냥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입구를 지나서 들어가면 이런식으로 야외에 위치하고 있는 지질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지형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나랑 펭귄 둘다 지구과학을 공부하지 않아서 중학교 시절의 지식에 의존해서 대강 그런 게 아닌가 추측하면서 보는 수 밖에 없었다.  

 

 야외에 있는 건 그렇게 많지 않고 길을 따라 얼마 걷지 않아도 교육관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 이것저것 현미경도 있고 온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도 있고 꽤나 잘 꾸며져 있었지만 영어의 한계를 마주하고 우리는 주로 체험을 할 수 있게 조성해 놓은 것들만 간단하게 보고 지나갔다. 관람하는 와중에 그 다산을 기원하는 도자기 인형을 볼 수 있었는데, 아는 거 마주하니까 기분이 매우 좋았다. 사진도 찍었지만 유리에 나랑 펭귄이 너무 잘 비치는 바람에...

 

 그렇게 관람존을 지나고 나면 어린아이들을 위한 곳인지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그곳에는 올라가 볼 수 있는 크기의 맘모스가 있다. 우리는 둘 다 체구가 작은 편이라서 올라가니 사진이 꽤 그럴싸하게 나오더라. 그래서 올라가서 신나서 사진도 찍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옆에는 조그마한 종이에 방명록처럼 써서 붙이는 게 있어서 낙서하는 거 좋아하는 우리는 낙서를 시작했다. 꼭 외국가서 이런거 쓰다보면 독도는 우리땅이 쓰고 싶어지는 병에 걸린 우리는 마지막으로 저 멘트까지 집어넣은 후에야 쪽지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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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건물로 전시관은 끝이 아닌지 나오고 나서도 무언가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영어 실력은 그런 전문적인 내용까지 손쉽게 해석해 낼 정도가 아니기에 대강 눈으로 훑어보는 정도로만 넘어갔다. 그래도 여기는 이전에 있었던 전시관과 달리 조금 더 알아보기 쉬웠다. 루체른 지역의 옛날 모습이라던가, 스위스의 전통가옥 모형이라던가, 거대한 지구본이 있었다. 마치 옛날 골동품들을 잘 전시해 놓은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아마도 그 목적이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전시관을 마지막으로 빙하공원을 뒤로 하고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루체른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인 빈사의 사자상이 있는 곳이다. 루체른을 검색하게 되면 아마 1순위로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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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사의 사자상은 프랑스혁명 당시 마지막까지 마리 앙투와네트와 루이 16세가 머물던 궁전을 지키고 사망한 스위스 용병들을 기리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그늘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는 태평한 사자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상처에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연못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 연못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넓은 까닭에 빈사의 사자상을 가까이에서 직접 관찰하는 것은 좀 어렵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만히 서서 쳐다봐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탓인가, 사자가 많이 힘들어서 도망가서 쉬고 있다는 느낌도 강하고, 제 할일을 하고 드디어 힘든 몸을 뉘었다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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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레오데가르 성당은 약간 야트막한 언덕위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이 워낙 위로 높아서 외관을 카메라에 담기는 좀 힘들었다. 내부에는 여느 성당이 그러하듯 오르간이 위치하고 있다. 나는 오르간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오르간을 열심히 구경했다. 이때 당시에는 오르간에서 연주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성당을 다닐때는 오르간 소리 듣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오르간 소리를 듣지 못 한 것은 조금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루체른 자체가 관광객이 많은 지역은 아니고 여기도 비교적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다보니 안에는 관광객과 현지인의 수가 비슷해 보였다. 내부는 생각보다 굉장히 넓었고, 여전히 눈길을 끄는 장식들과 조각, 그림들이 많았다. 무교임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성당 방문에 잠시 시간이 나면 앉아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타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여기서 기억에 남는 건 저 예수상이다. 다른 곳에 비해 예수의 상처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었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하얗고 노랗던 성당의 내부에서 갑작스렇게 마주하게 된 피의 빨간색은 조금 당황스러워 기억에 남았다. 그래도 따지고 보자면 저게 맞는 모습인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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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레오데가드 성당을 나오면 보이는 풍경. 이곳이 조금 더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건물들이 있는 곳을 조금 내려다 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동화책에 나올것 같은 삽화의 풍경. 하늘도 맑고 푸르렀던지라 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이곳을 뒤로 하고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무제크 성벽을 향했다. 무제크 성벽은 경치로 유명한 곳인데, 나는 도시 경치를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집어넣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무제크 성벽은 멀리 있었고, 그 위로 올라가는 마땅한 교통수단도 검색이 되지를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꽤 긴 거리를 걸어야 했는데, 이곳이 성벽이고 언덕위에 있다 보니 꽤 긴 경사로를올라가야 했다. 올라가는 중간 중간은 나무들이 가리고 있거나 건물들이 가리고 있어서 제대로 된 경치가 보이지는 않았다. 경사로가 끝나는 듯 하다가 또 다시 나타나는 계단들에 펭귄은 서서히 지쳐갔고, 발목의 상태가 좋지 않던지라 더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인적도 드물어서 여기에서 둘이 떨어졌다가는 다시 만나기도 조금 힘들지도 몰라서 조금 쉬었다가 내려가기로 했다.

 

 상당히 높이 올라왔지만,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아직도 한참 나오길래 여기에서의 경치에 만족하고 더 이상 올라가지는 않기로 했다. 나무들이 둘러싼 한적한 경사로를 올라가는 건 조금 좋았지만, 역시 시간이 너무 길어지니 피곤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다시 내려가는 길의 도중에 너무나 귀여운 친구를 만났다. 회색 털을 가지고 있으면서 회색 돌계단에 누워있었던지라 아무생각없이 계단을 내려가던 나는 고양이를 발견하고 깜짝놀라는 바람에 피하려다가 넘어질 뻔했다. 얘는 내가 이 아이를 피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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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얼마나 행복한 표정으로 곤히 자고 있는지, 그 얼굴을 보고 있는 내가 다 행복해질 지경이었다. 사람이 딱 한명 설 수 있는 공간의 계단을 차지하고 자고 있는 것 치고는 너무나 편안한 표정과 자세가 아닌가. 그 앞에 쪼그려 앉아서 이 순간을 위해서 산 것만 같은 사진기의 셔터를 막 누르고 있자니 펭귄이 그러다가 깨갰다고 하길리 자리를 비켜주기로 했다. 행복한 단잠을 깨울 수는 없으니까. 지금도 이 사진만 보면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물론 까딱거리고 있는 꼬리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건너왔다. 일어날때까지 위에서 대기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무제크 성벽의 아래쪽을 벗어나서 사람들이 사는 지역으로 다시 돌아와서 경사로를 신나게 내려가고 있는데, 앞쪽에 차를 세우신 남자 분이 딱 보기에도 위태로워 보이는 짐들을 트렁크에서 꺼내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가 그 분 근처를 지나갈 때쯤 결국 동그란 바구니 하나가 떨어졌고 경사로를 타고 쭉 굴러가기 시작했다. 서둘러 뛰어가서 바구니를 잡아서 남자분께 가져다 드리니까 웃으면서 thank you very much라고 하시는 데, 왜 이 순간 you're welcome이 생각이 안 났던 걸까? 아무래도 생각이 안 났던지라 그 해사한 미소에 그저 묵묵히 미소로 대답하는 것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쉬운 일이다.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그렇게 다정하게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한테 나도 똑같은 인사를 건낼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상점가로 돌아와서 마지막 관광지인 카펠교를 가는 길에 초콜릿 가게들이 많이 늘어서 있길래, 스위스 초콜릿이 맛있다고 하니 여기저기 들어가서 구경했다. 여기에서 나는 특별히 산 초콜릿은 없었는데, 펭귄이 부모님께 가져다 드리겠다고 판 초콜릿을 하나 샀다.

 

 상점가를 지나가던 중에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무언가 해서 보니, 거대한 삼각형의 몸체를 가진 현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악기의 모습이었기에 나랑 펭귄이랑 둘 다 신기하다고 좋다고 하면서 한참을 듣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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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펠교는 유명한 관광 명소 중의 하나고, 나도 사진으로 봤을 때의 아름다움에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던 곳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실제로 본 카펠교는 멀리에서 구경만 하는 게 훨씬 좋았다...

 

 이게 목조 다리이고, 꽃이 한 가득 피어있고, 물이 있다 보니....필연적으로 날파리(?)들이 엄청나게 서식하고 있었다. 이 근처에 다가가기만하면 날파리 때문에 입을 열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펭귄은 도저히 근처에 못 가겠다고 해서 근처에서 잠시 기다리고 나는 이상한 곳에서 오기가 생겨서 꼭 저 목조 다리 위에 올라가 보고야 말겠다는 집념하나로 평소에는 벌레에 기겁해서 도망갔겠지만 다리 위에 올라가 보는데 성공했다. 다리의 위는 특별히 다를 것은 없었다. 사람들이 외국에 바라는 나무로 된 회랑의 모습을 기대로 옮겨 놓은 모습이었지만, 나는 당장 저 천장 위에서 어떤 벌레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진만 몇 장 찍고서 바로 뛰쳐내려왔다. 다리에서 좀 많이 떨어지고 나서야 우리 둘은 드디어 입을 열 수가 있었다.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환경이..... 상상이 현실보다 아름다웠던 장소. 사진으로 만족하세요.

 

 루체른에서의 하루를 보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노을이 너무나 아름답게 지고 있길래 한장. 건물이 높지 않아서 넓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조금 행복했다. 하늘색에서 붉은 색으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의 하늘의 색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나 행복하게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의 다음날 아침밥이 되어줄 식빵과 마늘치즈! 나 이 마늘치즈 정말 정말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 행복했다. 너무나 기대했던 것이기 때문에 한번 맛을 보아야하지 않겠는가! 이 마늘치즈를 바른 식빵은 마치 마늘바게트와 같은 맛이 났다. 마늘바게트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행복하더라.

 

 스위스 와인은 한국에서 쉽게 맛볼 수 없다고 들었기에 열심히 고민해서 골라온 와인. 열심히 검색해서 알아낸 와인들 중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었던 유일한 와인이다. 약간 달달하고 과일향이 좀 나는 것 같은 와인이다. 약간의 알콜향이 나지만 가볍게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인위적이지 않은 것 같은 청포도 맛이 나면서 끝맛이 도수에 비해서 가볍고 달달한 맛이었다. 그래서 맛있다고 막 마시다가는 금방 취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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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치즈는 와인을 먹을 때 안주로 먹기 위해서 사 온 치즈. 그뤼에르 치즈가 유명하다고 해서 골라본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았다. 아니면 그냥 내가 치즈의 맛을 잘 모르겠는것도 있을지도 모르고. 매우 담백하고 취향타는 맛이라서 나는 그럭저럭 먹을 수 있었는데, 펭귄은 한 조각 집어먹어보고는 토할 것 같다면서 식빵만 뜯어먹었다. 냄새는 매우 좋다.

 

 맛있는 와인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갔고, 한 병을 다 비우고 나서야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