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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19.7 로마-런던 첫 유럽 여행

2019.07.17 베른 : 스위스 연방 궁전 - 뮌스터 성당 - 곰 공원 - 장미 공원

2019.07.17 베른

스위스 연방 궁전 - 뮌스터 성당 - Altes Tramdepot - 곰 공원 - 장미 공원

 

 취리히에서의 첫날이지만, 정작 관광할 곳은 취리히가 아닌 일정. 취리히는 그렇게 볼 게 많은 곳은 아니기 때문에 스위스는 대부분 근교 여행으로 일정을 배정해 놓았다. 역에서 숙소 코앞까지 가는 트램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인 것 같다. 덕분에 걷는 거리가 정말 많이 줄어들어서 여행다니기에 편했다.

 

 우리나라랑 다르게 뭔가 금지항목이 되게 자세하게 써 있었다. 뭔가 기본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까지 써 있는 걸 보니... 외국 사람들 물론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다 보니 기본 예절이라는 걸 잃어버린 사람들도 좀 있나 보다. 뭐 노래랑 발 올리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담배? 저런 데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이 있나.... 담배 진짜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이해 안 되는 사람들 중에 하나.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타는데, 스위스 패스가 있으니 매우 편하다. 스위스는 확실히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검사를 꼼꼼하게 하는 편이었던게, 우리 여행 다니면서 차표 검사 받은 거 처음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차표 검사가 없어진 지 꽤 됬다 보니 뭔가 차표 검사하는 거 엄청 두근 거렸다. 무임승차한 것도 아닌데, 두근 거릴 이유는 무엇인지...

 

 베른의 상징이 곰이다 보니, 역에서 내리자 마자 발견할 수 있는 곰이 그려져 있는 깃발. 베른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지겹도록 마주할 수 있기 때문에 베른의 상징이 곰인 걸 모르더라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스위스가 유독 깃발을 많이 걸어놓는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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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른에서 제일 먼저 구경하러 간 스위스 연방 궁전. 궁전이라는 이름만 듣고 조금 더 화려한 모습을 생각했지만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단아하게 잘 되어 있어서 현대적이면서도 옛날 느낌이 잘 나는 건물이었다. 그리고 정말 생각보다 매우 거대한 건물이었다. 정말 거대해서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이 건물에 속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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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연방 궁전의 외관을 구경하고 나서 다음 목적지인 뮌스터 성당. 슬슬 펭귄이 성당에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 확실히 성당에 너무 많이 가기는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들더라. 그래도 서양 쪽은 유적지 중에 성당이 매우 많아서... 경로를 짜면서도 성당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 

 

 한쪽 문이 보수공사를 하는 건지, 하얀 천으로 쌓여 있고 여기저기 철근들도 보여서 좀 많이 아쉽기는 했는데, 그래도 유적지를 보다 오래 본 모습으로 보존하기 위한 것이니 불평을 할 수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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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뮌스터 성당에 대해 알아보면서 제일 보고 싶었던 것! 이거 사진으로도 멋있어 보이던데 실물을 보니깐 더 멋있었다. 내 눈높이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라보려면 목이 좀 아프기는 했지만, 굉장히 정교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진 장식이었기 때문에 약간의 목 아픔 정도는 감안할 만 했던 것 같다.

 

 저 조각뿐만 아니라 양 옆에 위치한 벽화들도 한쪽은 천국, 한쪽은 지옥을 묘사하고 있는데, 아마도 가운데에 있는 천사는 미카엘이 아닐까 싶다. 성경에 그다지 조애가 깊지는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사탄을 발 아래에 두고 칼을 들고 있는 천사는 미카엘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성가대가 노래를 부르고 행복한 표정의 아이들도 있는 반짝거리고 밝은 천국에 비해서, 불타오르는 지옥에 끌려들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더 대비되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저 지옥 부분의 이질감이 엄청나서 천국부분보다 눈에 띄는 것 같기는 하다. 모두가 화려하고 행복해 보이는 가운데 조그마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지옥이라니...

 

  뮌스터 성당 내부는 딱 전형적인 중세 시대 성당하면 생각나는 모습 그대로 생겼다. 거의 2층까지 뻥 뚫려있는 것 같은 높은 천장과 그 천장에 화려하게 생긴 아치 같은 장식들. 앞쪽을 향해 일렬로 쭉 배치된 나무의자들과 바깥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

 

 그리고 그런 성당의 절제된 아름다움의 대미를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스테인드글라스들은 정말 하루 몇 번이고 몇 시간이고 봐도 질리지 않는 것 같다. 묘하게 압도되는 아름다움. 반짝거리고 화려한 것들의 정점에 서 있는 것만 같은 모습. 스테인드글라스를 처음 만든 사람은 누굴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천재적인 발상이었던 것 같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한참 구경하다가 우리의 본래 목적인 베른 성당의 탑에 올라가기 위해서 티켓을 구매.

 

 여기도 있는 원형 계단. 어렸을 적에는 로망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가지고 있기는 한데, 이렇게 높고 계속되는 계단을 끊임없이 올라가다 보면 눈 앞이 진짜 핑핑 돈다. 그래도 올라가는 건 조금 낫지만 멀미감이 올라오고 있는 건 정말 참을 수가 없다.

 

 그래도 중간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면서 잠시 휴식... 창문이라도 뚤려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보이는 풍경은 아름다워서 잠시 서서 쉬다가 멀미 가라앉고 나서 다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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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전망대는 고생한 시간만큼의 보상을 주기 때문에 올라가는 걸 포기하지를 못 하는 것 같다. 정말 장관이더라. 여기 전망대가 좀 좁은 편이지만 사방으로 돌아가면서 막히는 것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최고였다. 스위스하면 생각하는 그런 파란 물과 얕으막한 지붕들. 그리고 녹빛 땅. 그리고 때마침 지나가는 다리위의 전철까지!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눈을 돌릴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우리 둘 다 탄성을 멈추지 못 하고 계속 빙글 빙글 돌면서 구경했다.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고. 정말 최고의 전망대였다. 정말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위에서 한참을 구경하고 있다가 다음 장소로 발을 옮겼다.

 

 길다란 광장을 지나가는 중에 마주한 시계탑. 하늘이 흐린 게 조금 마음이 아팠지만, 늘어선 건물 사이로 걸린 깃발들과, 그 끝을 장식하는 시계탑은 아름다웠다.

 

 우리 오늘의 점심식사를 책임질 장소이자, 다음 목적지인 곰공원의 코 앞에 있는 식당. 맥주가 유명하다고 하니, 맥주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독일에서 맥주를 먹고나니깐 어딜 가던 맥주가 눈에 띄는 바람에..... 물론 여기가 양조장이 있어서 맥주가 유명한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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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는 독일에서 먹은 것 보다 보리맛이 강했다. 딱 입에 넣자마자 강하게 올라오는 보리맛을 느낄 수 있었다. 진하고 강한 깊은 맛이었다. 약간 묵직했기 때문에 깔끔한 뒷맛은 아니지만 목넘김 자체는 꽤나 좋았다. 베이컨도 짭조름하게 잘 구워져 있어서 막 나와서 따끈따끈할때 정말 맛있었다. 딱 맥주 안주로 좋은 맛. 뢰스티는 뭔가 첫 인상은 해쉬브라운 같이 생겼네? 라는 느낌이었다. 겉이 매우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웠다. 겉이 바삭바삭하기는 했지만 사람에 따라서 조금 딱딱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적당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맥주랑 잘 어울렸다. 그렇지만 뢰스티 자체만 먹으면 조금 질리는 감이 있어서 다른 음식이 같이 나오는 걸 시키거나 사이드를 추가로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뢰스티 자체에 같이 나오는 양파... 뭐라고 해야하지? 어쨌든 저 양파로 만든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입이 좀 텁텁한 것 같으면 한 번씩 집어먹으니 정말 좋았다. 펭귄은 베이컨이랑 같이 먹는 게 정말 좋다고 했다.

 

 소시지는 사람들의 후기에 적혀 있던 대로, 고기맛과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했던 말 그대로 였다. 잘 만든 길죽한 고기완자를 썰어먹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먹던 소시지와는 느낌이 많이 달라서 첫입을 딱 먹고는 굉장히 생소했다. 내가 소시지를 먹은 게 맛나? 라는 생각이 잠시 들 정도였다. 아, 고기완자 보다는 함박스테이크 같은 느낌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 굉장히 맛있는 소시지였어서 이 소시지만 가지고도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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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점심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자 여기가 곰 공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곰 모양의 장식품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저 전선줄? 위에 서 있는 곰은 누구의 작품인지는 몰라도 정말 잘 배치한 것 같다. 굉장히 특색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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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이라이트! 곰! 실제로 곰 공원에 와도 곰 보기가 좀 힘들다고 하기도 했고, 날씨가 더워서 햇볕 아래에 나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입구부터 나와있는 곰을 보니깐 운이 정말 좋다는 생각을 했다. 나랑 펭귄이랑 둘 다 신나서 곰 구경하다가 애들도 더웠는지 슬슬 그늘찾아서 들어가더라. 솔직히 이해가 되어서 들어가 버리는 곰들을 원망할 수 도 없었다. 얼굴이라도 보여준 것에 감사해야지.

 

 곰 공원의 안쪽으로 좀 들어가면 이런 식으로 위와 아래에 길이 두 갈래로 위치하고 있다. 그 윗 길과 아랫길 사이에는 곰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두 길을 잇는 곳은 앨리베이터로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날씨가 굉장히 더워서 약간 온실 형태를 띄고 있는 앨리베이터는 매우 덥긴했다. 그래서 그 느린 속도의 앨리베이터 안에 있는 순간 순간이 너무나 더워 빨리 내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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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길에는 물과 굉장히 가깝게 닿아있는 부분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앉아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물에 발을 담갔다. 담그기 전까지는 날이 너무나 더워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물이 엄청 차갑더라. 아무 생각없이 발을 집어넣었다가 깜짝놀라서 다시 꺼냈다.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천천히 발을 집어넣었다. 물은 상당히 빠르게 흐르고 있었고 그 차가운 물의 흐름에 발을 집어넣고 바람을 느끼고 있자니 여기가 지상낙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런데 햇빛이 진짜 쨍쨍하기는 했는 지, 발을 유심히 볼 일이 별로 없어서 아무 생각 없었는데, 내 발이 샌들 모양에 맞춰서 줄무늬가 되어 있더라. 얼룩말같아서 이상하다고 펭귄한테 보여줬더니 펭귄도 징그럽다면서 둘이 한참을 웃었다.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원함도 느끼고 하면서 원기를 충전하고 있다가 햇빛에 물을 말리고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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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길을 가는 도중에 발견한 곰! 저 빵실한 어덩이를 봐라! 아 너무 귀여워. 밥을 먹으러 가는 건지 유유히 사라져 가는 데 우리한테 눈길 한 번 주지 않더라. 그래도 동물원 같은 곳보다는 이곳이 훨씬 넓으니까 곰들도 조금 더 편안하지 않을까? 저기 저 물도 강물처럼 시원할까? 생각보다 많은 곰들을 마주하고 곰 공원을 떠날 수 있어서 조금 행복했다.

 

 

 장미정원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본 풍경. 스위스는 정말이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풍경들이 갑자기 불쑥 불쑥 튀어나와서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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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정원에 도착했더니 아직 장미 철이 아닌 건지 아니면 이미 폈다가 진건지 그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러 종류의 장미가 피어 있어서 다양한 장미를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다.  각 장미들마다 장미의 이름이 쓰여 있었는데, 그 중에는 거장들의 이름도 있었다. 기억나는 건 미켈란젤로! 아름다운 장미들이 가득하고 각각의 장미들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답고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한참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너무 더워지면 나무 그늘 밑의 의자에 가서 쉬다가 다시 장미 구경하다가 하면서 장미 정원의 눈에 보이는 모든 장미들을 보고서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참, 여기 장미만으로도 굉장히 예쁘기는 한데, 여기에 장미가 아닌 다른 예쁜 꽃들도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나는 파란 꽃을 정말 사랑하는 데, 담쟁이의 일종인지는 알 수 없는 어떠한 꽃이 담벽을 따라서 늘어져 있었다. 그래서 한참 거기에서 사진을 찍었다. 정말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얼핏 보면 횡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생각보다 구석 구석 굉장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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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 정원 자체가 꽤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꽤나 아름답다. 우거진 나무 틈새로 보이는 스위스의 한적한 풍경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비록 이 사진을 찍은 곳은 돌로 만들어진 두꺼운 난간? 같은 곳이기 때문에 올라갈 때 조금 많이 무섭기는 했지만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웠기에 충분한 가치였다. 내려가는 길도 굉장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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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롤 돌아가기 위해 역으로 돌아가던 중에 마주한 시계탑. 나 같은 시계탑 사랑맨이 이런 아름다운 시계탑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지. 정말 아름다운 시계탑이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 이런 아날로그 시계탑이 없는 건 참 아쉽다고 생각한다.

 

 이건 개인적으로 역에서 마주하고 엄청 놀랐던 거라서..... 치즈 자판기라니.... 역시 치즈로 유명한 스위스라는 것인가....

 솔직히 조금 많이 궁금했는데, 뽑기에는 숙소까지는 가능 도중의 시간이 짧지 않으니 운반이 조금 걱정되서....

 

 숙소가 있는 역에 내리고 나서는 미그로스에 가서 내일 아침에 먹을 것들을 사서 이동하기로~ 스위스에서는 좀 오래 머물기도 하고 펭귄이 이제 빵은 질렸다고 해서 시리얼로. 근데 이때까지는 펭귄이 아침에 우유를 잘 못 먹는 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어서 아무 생각없이 시리얼이랑 우유를 사 버렸다.... 다 사가지고 숙소에 돌아오고 나서야 생각해낸 우리...흠

 

뮌스터 성당 - 5 스위스 프랑

Alte Tramdepot - 소세지가 있는 뢰스티 22.50 스위스프랑, 베이컨 2.50 스위스프랑, 맥주 각 잔당 각 3.80 스위스프랑

Migros - 켈로그 5.10 스위스프랑, 물 2병 각 0.25 스위스프랑, 우유 1.20 스위스프랑, 그뤼에르 치즈 3.95 스위스프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