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7. 07 로마 남부
폼페이 - shaval - 소렌토 전망대 - 포지타노
아침 일찍, 정말 아침 일찍 로마 남부 투어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서 기상. 우리 둘 다 시차 적응 따위 어디에다 뒀는지 남들은 새벽에 깨서 고통이라던데 우리는 7시에 일어나는 것만 해도 힘들어 죽겠다...
이번에는 지각은 아니지만 길을 못 찾아서 소집 마감 시간 아슬아슬할 때까지 해맸다... 결국 가이드님께 연락해서 길을 찾았다. 가이드님 매우 친절하셨고, 긴 버스 탑승 시간에 힘들까봐 라디오도 직접 해 주셨는데, 우리는 잠이 많기에 자장가 삼아서 쿨쿨... 가이드님 완전 꿀보이스. 진짜 너무 피곤했는지 우리 의자에 거의 앉자마자 기절한 것 같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멈췄다. 어떻게 알았는지 딱 휴게소 도착하니 눈이 떠지는 마법!
화장실 갈 겸 외국 휴게소는 어떻게 생겼는 지 구경할 겸 겸사겸사 하차.
휴게소 생각보다 굉장히 컸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휴게소라기보다는 쇼핑몰 같은 분위기가 많이 났다. 아마도 관광객이 많이 들리는 휴게소이기에 기념으로 사 갈 만한 물건들을 많이 가져다 놓은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 휴게소에 와서 USCITA라는 이탈리아어를 외었다. 출구라는 뜻이다. 여기 쇼핑물이 약간 미로같기도 하고, 출구랑 입구가 달라서 굉장히 크게 USCITA라고 적혀 있었다. 굉장히 눈에 띄기도 하고, 우리가 못 나오고 있을까봐 가이드님도 몇번이고 얘기해 주셔셔 드디어 기억하게 됬다. 이 이후로 우리는 길을 잃으면 항상 USCITA만을 찾아다니게 됬다.
휴게소 구경하고 버스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버스 앞에서 가이드님이 우리한테 자매냐고 물어보시더라. 나랑 펭귄이랑 여행갈 때 꼭 시밀러룩 맞추자! 하고 이야기를 해 놓은 상태라서 이 날 둘 모두 남색 원피스에 비슷한 디자인의 모자를 쓰고 있어서 그런지 자맨줄 알았다고 하시더라. 우리가 좋아하니깐 시밀러룩 잘 어울리고 둘이서 이러고 다니니깐 귀엽다고 하셔셔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 솔직히 칭찬 받는 일은 너무 좋다. 가이드님 말고도 다른 분들도 잘 어울린다고 해 주셨다!
내가 차에 타면 멀미를 심하게 하기 때문에 최대한 밖에 있다가 버스가 시작하기 조금 전에 올라탔다. 조금 있다가 다시 멀미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아서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가 가이드님이 도착할 때 다 됬다고 하셔셔 일어나서 설명을 들었다. 버스 안에서 이것저것 설명해 주셨지만 멀미가 심한 나는 필기도 못하고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우리 투어의 첫 목적지는 폼페이 유적지. 폼페이가 굉장히 더운 지역이라고 일사병 조심하라고 거듭 얘기하시던데, 여기 진짜 로마보다 햇살이 뜨겁더라. 로마는 그래도 건물들이 많다 보니 그늘로 피해다닐만도 했고, 군데군데 음수대랑 분수가 있어서 시원한 물에 잠시 쉬었다 갔는데, 여기에는 그런 것도 하나 없다. 입구에서부터 전경이 멋있더라. 가슴아픈 멸망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 도시, 폼페이에 내가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해 봤다. 와 보기 전까지는 폼페이하면 뭔가 막연하게 우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생각하고는 했는데, 입구에서 느낀 것은 전혀 딴판이었다. 내리쬐는 햇살과 푸르른 녹음은 오히려 잊혀진 고대 문명 특유의 아름다움을 조성하고 있었다. 우울하기보다는 빛나는 정적을 품은 느낌이었다.
입구로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거의 다 무너지 유적이 나온다. 비너스의 신전이라고 한다. 이름은 아나디오 메데.
왜 제우스나 아폴론, 헤라 같은 신도 아니고 비너스가 있나 했더니 폼페이의 수호신이 비너스라고 한다.
그 옆에는 동상이 하나 서 있다. 매년인가 일정한 주기로 바뀐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팔 다리가 잘린 남자의 동상이 서 있었다. 마치 멸망한 폼페이를 대신하여 새로이 만들어진 폼페이를 내려다 보는 무너진 폼페이의 망령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신들과는 다르게 계속 번영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닐까. 내 멋대로 생각했다.
우리 조금 앞의 풀밭에서 뭔가 꿈틀거리길래 뭔가 싶어서 가만히 쳐다보니 도마뱀이었다! 내 근처로 다가오면 무섭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건 좋아한다. 너무 귀여우니 한장.
다시 조금 걸어서 본격적인 유적지에 도달! 여기는 굉장히 넓은 광장 같은 걸 둘러싸고 있는 건물의 중심부다. 이곳의 명칭은 바실리카로, 공회당을 뜻한다고 한다. 본래 공회당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나 이후 기독교를 공인하며 성당이 필요해 지자 성당 양식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공회당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넓직하고 탁 트인 곳이었다.
이후 이 곳을 빠져나와 모든 신들의 신전이 위치하고 있는 까삐똘리움으로 자리를 옮겼다. 너무나 내뢰쬐는 땡볕에 그늘 아래로 피해서 설명을 듣다보니 사진이 제대로 찍힌게 별로 없다. 슬슬 카메라가 열을 먹고 있는 건 아닐지 걱정되는 시점이었다. 공회당보다 훨씬 큰 공터를 가운데에 두고 사방으로 건물들의 아치가 남아서 서 있었다. 신전들이 위치한 지점이니 아마 과거에 정말 붐비는 곳이 아니었을까? 지금은 약간의 벽들과 아치만 남아서 빈 광장을 지키고 있다.
이동하는 도중에 들은 건데, 여기저기 놓여 있는 항아리들은 오줌을 담아 놓는 용도였다고 한다. 양모 세제로 사용되었다고.
다음으로 간 곳은 벽화가 남아있는 곳이었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색으로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었다. 화려한 벽화가 그려져 있길래 굉장히 중요하고 좀 지위가 있는 곳인가 싶었는데 시장이었다고 한다... 왜 이런 화려한 그림이 시장에 그려져 있나 했더니 상업이 천시받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항의 의미로 화려한 벽화를 그려넣었다고 한다. 이 그림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수산시장 이기 때문에 벽에 잘 살펴보면 오랜기간 물고기가 걸려 있었던 탓으로 인해 그곳만 햇빛에 바래지 않아서 남은 자국이 있는 곳이 있다. 직접 가서 볼 때는 보였는데 사진 상으로 보니 제대로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수산시장에서 팔던 것 중에는 가룸이라는 생선액젓이 있는데 6L에 약 130만원하는 고가였다고 한다. 케첩의 기원이 이와 비슷다고 추정된다고 한다.
이곳의 벽화는 나름대로 원근법을 이용한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1점 투시를 사용한 그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꽤나 잘 그려지고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사담인데 이 벽화를 보고 있자니 옛날에 신전들이 빨강, 파랑, 노랑으로 칠해져 있었다고 하는데 대략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예상이 간다.
다음 목적지는 파우노의 집. 폼페이 유적지는 굉장히 넓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 길도 꽤나 복잡하고 멀었다. 혼자서 온다면 길을 잃기 십상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현지 가이드가 한명씩 붙어서 다니는 것 같다.
파우노의 집은 판의 청동상이 위치하고 있기에 판의 집, 즉 파우노의 집이 되었다. 청동상이 굉장히 작은 크기로 내 무릎정도까지 오지 않을까 싶다. 폭발로 인해서 대부분 도자기류, 돌 같은 것들만 남아있는 데 청동상이 남아있다는 건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꽤 대단한 일인것 같다. 현지에서 볼 때는 그냥 아 청동상이구나 싶었는데 찬찬히 생각해 보니 화산폭발의 그 열기이니, 녹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아, 물론 용암이 휩쓸고 지나간게 아니라 마치 찜통이랑 비슷한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폼페이를 관광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씩 집안에 조성된 공간에 이런 꽃나무들이 서 있는 걸 볼 수 있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너무나 예쁘지만 독이 있다고 하니 직접 만지거나 사진을 찍을 때 잘못해서 접촉하지 않도록 하자. 파란 하늘과 분홍꽃, 녹색에 회색의 돌들이 조화되어 아름답고 선명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라져 버린 고대인들, 특히나 비극적인 재해로 인해 죽어간 폼페이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폐헤에서 밖에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잠시 만끽하기로 했다. 참고로 밝기 보정 하나도 안 했습니다. 여기 햇빛이 이렇게 강하게 내리쬔답니다.
지나가다가 발견한 화덕. 빵을 굽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폼페이는 굉장히 번영한 도시였고,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더라도 공짜로 빵을 얻어 먹을 수 있었기에 폼페이에서 굶어죽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워낙 번영했던 도시이기 때문에 도로도 잘 가꾸어져 있고, 지나가는 길목 길목마다 모두 건물이 있었어서 모든 곳에 볼 유적이 있다.
여기는 뭐 하는 곳이라고 설명을 듣기는 했는 데 기억이 이제는 나지 않는다... 굉장히 화려해서 기억에 남는 곳 아마 기억이 맞다면 밑에 있는 그림들 중에 하나랑 같은 곳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폼페이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식으로 바닥에 돌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현관문의 환영인사 같은 표식이라고 한다. 부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더니 이런 것마저 돌 모자이크로 새겨 넣네... 재력 과시 중의 하나라고 한다. 희귀하고 비싼 돌을 사용할 수록 잘 사는 집이라는 뜻이기에 다들 이를 꾸미는데 신경을 많이 썼썻다고.
폼페이 관광의 마지막 쯤 되면 위와 같은 공터가 나온다. 여기서서 조금 늦는 일행들도 좀 기다리고, 마지막으로 폼페이 유적의 전경을 눈에 담았다. 그 당시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고 하더니, 정말로 대강의 모습들이 눈에 잡힐 정도로 잘 되어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유적이 굉장히 큰데 그에 비해 길 표시가 잘 되어 있지 않고, 출입 금지 표시와 줄들을 제대로 쳐 놓지 않았기에 유적에 마음만 먹으면 마음대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자칫하다 유적이 망가질까봐 걱정된다.
폼페이에서 나와서 식당으로 가는 길. 꽃이 예쁘게 펴 있고, 녹음이 푸르르다. 옛날 옛적 화산 폭발로 인해 살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던 도시라고는 생각되지도 않을 정도로 자연은 싱그럽다.
점심식사는 단체로 가서 먹는다. Shaval이라는 식당. 사전에 버스에서 원하는 음식을 조사했기 때문에 대강 어떤 메뉴가 나올지는 예상하고 있었다. 단체 손님들을 많이 받는 지 꽤나 큰 식당 규모에 굉장히 긴 테이블들도 있었다. 나랑 펭귄은 커플 여행객과 함께 4인 테이블을 이용하게 되었다.
탄산을 못 마시는 펭귄은 아이스티를, 나는 환타를 시켰다. 아이스티는 처음 보는 제품이었는데 달달하고 맛이 진하니 좋았다. 우리나라의 아이스티보다 단 맛이 약간 약하고 복숭아 맛이 조금 더 진한 것 같다. 환타는 흔히 알던 그 환타 맛. 분명히 그냥 탄산인데 잔이 잔인지라 뭔가 고급스러운 음료수 마시는 느낌.
피자는 기본적인 마르게리따. 이탈리에서 처음 먹은 피자가 바로 여기에서 먹은 마르게리따다. 생각해보니 이탈리아에서 피자를 그닥 먹고 다니지 않은 것 같다. 정말 맛있기는 했는데 왜 안 먹었지? 그 당시에는 너무 더워서 빵이 생각이 안 나서 그랬나...?? 피자는 토마토맛이 진하고 도우가 정말 쫀득쫀득했다. 도우가 정말 일품! 우리나라의 피자보다 조금 더 짠 맛이 강했고, 치즈가... 정말 맛있더라. 조금 짭조름한 토마토 소스에 쫀득한 도우, 맛있는 치즈가 합쳐져셔 굉장히 맛있었다. 다른 음식들을 먹어야 하니 적당히 먹기로 했다...
파스타는 인당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펭귄이랑 나는 둘 다 먹어보자! 라는 마음으로 해물 파스타와 치즈 파스타를 주문했다. 두 파스타 모두 꽤나 마음에 들었기에 즐거운 식사시간이 되었다. 조금 더 먹을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먼저 해물 파스타. 바다 맛을 살린다 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 딱 와 닿았다. 해물맛, 바다향이 물씬 나는 데 음식을 먹을 때 비리지가 않았다. 나는 해산물 비린맛에 약한 편이라서 좋아하는 회를 먹다가도 갑자기 올라오는 비린맛에 속이 울렁거리는 경우도 있다. 그치만 이 파스타는 괜찮았다. 조금 짠 맛이 강하지는 했지만, 해산물에 어울릴 정도의 짠맛이었고, 토마토 소스랑 바다향이 잘 어울려서 꽤나 마음에 들었다. 나는 조개를 못 먹어서 조개는 펭귄이 냠냠. 펭귄은 조개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행히도 해물 파스타를 골라도 조개가 남아서 마음 아플 일은 없다.
파스타를 다 먹고 나니 디저트로 티라미수를 제공해 주셨다. 무언가 조금 들은 플라스틱 컵들을 왕창들고 오셔셔 마실거냐고 물어보길래 뭐냐고 물어보니깐 레몬첼로라고 하시더라. 근데 우리가 알고 마셨던 레몬첼로랑은 색과 농도가 매우 달랐다. 그래서 호기심이 동했고, 고작 이 정도로는 취하지 않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셔보기로 했다. 되게 진한지 색도 주황색에 가까웠고, 점도도 꽤나 높아서 약간 해열 시럽이랑 비슷하게 생겼더라. 먹어보니깐 레몬 첼로가 맞기는 하더라. 그렇지만 진해서 그런지 알콜 농도도 더 높은 지 알콜 맛도 더 강하게 낫다. 먹고 맛이 강해서 그런지 입에 맛이 남아서 남은 탄산으로 입가심. 솔직히 맛이 어떠할 지 예상이 안 되서 탄산은 일부러 남겨 놓기도 했다.
펭귄은 커피를 못 마신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티라미슈도 못 먹겠다고 해서 내가 다 먹었다. 나는 디저트류를 굉장히 좋아하고, 여기 티라미슈 꽤나 맛있는 편이었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다. 빵 부분이 굉장히 적고 크림이 훨씬 많았다. 폼피에서 먹은 티라미슈도 그렇고, 이탈리아의 티라미슈들이 한국 티라미슈보다 크림의 비율이 더 높은 것 같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좀 구경하고 돌아다니다가 버스로 돌아갔다. 이제는 버스를 타고 소렌토 전망대로 이동할 예정이다. 폼페이에서 땡볕아래 오랜 시간 걸어다니느라 지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버스를 탄지 얼마 되지 않아 잠에 빠져들었다. 멀미의 탓이 크다고 둘러대 본다.
정말 한참 정신없이 자다가 소렌토 전망대에 도착할 즈음 깼다. 어떻게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 쯔음 되면 딱딱 맞춰서 깨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일어나서 내렸더니 와. 장관이더라.
파란 하늘이랑 그보다 파란 바다가 맞닿아 있고, 그 옆에 주황색의 집들이 우거진 나무들 사이 사이에 섞여서 위치하고 있었다. 전망대의 풍경은 직접보지 않는 이상 실감이 안 난다. 사진은 실제 풍경의 절반도 못 담아 내는 것 같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아래로 펼쳐지는 장관을 내려다 보고 있으니 정말 기분이 좋더라. 그치만 내가 키가 너무 작아서 꼿발을 딛지 않으면 풍경이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키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 바람도 기분 좋고 보이는 풍경도 기분이 좋아선지 다들 기분이 한창 좋아져서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느라 바빠보였다. 우리도 열심히 사진 찍고, 가이드님이 불러서 소형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나는 이제부터 펼쳐질 지옥을 알지 못했다... 포지타노는 정말 꿈의 공간일 정도로 아름답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은 굉장히 꼬불꼬불하다. 우리나라의 시골 산길을 뺨치더라. 명절때마다 오고가느라 웬만한 시골 산길을 경험해 봤지만 그것보다 훨씬 심각하더라. 심지어 길도 좁아서 미니 버스를 타야 하다 보니 진짜 죽을 것 같았다. 나는 이대로 깨어 있으면 토하고 말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억지로 눈을 붙이기로 했다. 내가 안색이 굉장히 안 좋았는지 다들 걱정하더라. 포지타노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고도 한참동안 멀미를 가라앉히느라 펭귄을 붙잡고 한참을 서 있었다.
멀미가 좀 가라앉고 나니깐 이제야 풍경이 좀 눈에 들어오더라. 정말 예쁜 곳이었다. 사방이 밝은 색들로 꾸며졌고, 녹색과 초록색이 섞여 기본적으로 정돈되면서도 예쁘고 밝은 느낌을 내고 있었다. 사람들도 활기에 넘치는 것 같았고, 레몬이 특산품이라더니 여기저기에서 레몬 향이 나는 느낌이라서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다.
길이 굉장히 꼬불꼬불하고 좁고 복잡하고 해서 길을 잃으면 어떡하지하고 걱정했는데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은 한정되어 있고 넓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아는 길로 나오게 되더라. 해변가 까지는 가이드님이 데려다 준다고 하셔셔 가이드님을 따라서 해변가로 쭉쭉~
해변가에는 이미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다들 즐거워 보였다. 우리도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니깐 들떠가지고 일단 들어갔다. 바닷물은 이 내리쬐는 햇빛에도 시원했고, 자갈들이 굴러가는 소리와 파도 소리가 어우러져서 굉장히 예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리에 맞닿는 파도와 튀는 물방울들이 너무나 좋았고, 우리는 한참을 물 속에서 돌아다니고 장난치고 하면서 있었다. 여기 해변이 특히 좋았던게 바다 특유의 짠내와 물 비린내가 안 나더라. 가이드님의 말에 따르면 해초가 없어서 다른 곳보다 냄새가 덜 하다고 한다. 물 비린내가 안 난다는 점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 여기에 올 기회가 있다면 여기에서 1박하면서 바다에서 하루종일 놀고 싶다.
해변 자체도 굉장히 예쁘고 좋았지만 해변에서 올려다 본 포지타노의 모습도 굉장히 아름다웠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과는 조금 다른 아름다움? 위에서 볼 때는 약간 내려다보면서 아름다움을 음미하고 즐기는 느낌, 회화 작품을 보는 느낌이었지만,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압도당하는 듯한 거대한 조각 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해변을 한참 즐기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 기념품도 사고 할 거라서 마을 구석구석 구경도 할 겸 겸사겸사해서 내려온 길을 더듬어 올라가기로 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인지 여기저기 굉장히 아름답게 꾸며놓았고, 식물들도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아까 해안가로 내려가던 길에 봤던 기념품 가게! 태극기가 꽂혀 있어서 기억에 남아서 이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길에 레몬 사탕을 받기도 했고. 진짜 여러가지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일단 나는 레몬맛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레몬사탕 무조건 한 봉지! 기념품으로도 좀 주고 내가 많이 먹을라고 좀 큰 봉지로 샀다. 그리고 향기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기 대문에 향기나는 레몬 모양 석고 방향제랑 레몬향 섬유 탈취제 스프레이....! 저 스프레이 진짜 한참 고민하다가 로션이나 핸드크림 이런걸로 살까 아님 이거 살까 말까 엄청 오래 고민하다가 펭귄이 지금 나 고민하는 거 보아하니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고 그냥 사라고 하길래 구매! 그리고 실제로 지금 기분 꿀꿀할때마다 뿌려서 기분전환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산 것 중에 정말 마음에 든 게 레몬사탕!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레몬 사탕은 시기보다는 단 사탕들이 많은데, 여기는 안에 레몬 시럽? 같은 게 들어있어서 시다! 너무 좋다! 나는 신 사탕을 좋아해서 이 사탕이 정말 취향이라서 조금 큰 봉지로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와서 아까 먹고 싶었지만 내가 멀미 때문에 속이 너무 안 좋아서 못 먹었던 레몬 샤베트! 이거 진짜 맛있더라. 지나치게 셔셔 입안은 마르고 씁쓸하게 만들지는 않는데 상쾌할 정도로 얼음과 잘 어울리는 신맛! 단맛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진짜 더 사먹고 싶었다. 가격만 비싸지 않으면 정말 대야로 사서 퍼먹고 싶다. 이 더위 아래에서 샤베트로 더위 좀 식히고 다시 관광하러 출발! 참고로 샤베트 굉장한 속도로 녹아내리더라...
아까는 아래로 내려가 봤으니깐 이제는 위로 올라가기로 했다. 올라가는 길도 내려가는 길 만만치 않게 아름다웠다. 아래보다 위로 올라가는 관광객들이 적은 지 사람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그래서 그런지 뭔가 더 실제 사람이 살는 곳을 자기 마음대로 꾸몄다는 느낌이 강하기도 했다. 아마 다들 숙소가 아닐까 싶다.
가는 길에 발견한 강아지. 가게를 지키는 건지 그냥 심심해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건지. 햇살이 뜨거울 텐데 인상을 쓰고서도 저기 꾿꾿이 누워있더라. 보는 우리도 덥고 지쳐보이는 표정의 강아지. 너무 귀여워서 잠시 구경하다가 우리가 더 귀찮게 하는 걸까봐 다시 걸음을 옮기기로.
올라가던 길에 발견한 조그만 계단이 보여서 뭔가 싶어서 내려가니깐 와, 여기 풍경 진짜 멋있더라. 바다랑 포지타노의 한쪽 집들이 쭉 보여서 잠시 여기 서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다가 집합 시간이 다가와서 모집 장소로 돌아갔다.
으으... 포지타노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니깐 다시 지옥같은 버스 시간... 돌아가는 길도 죽을 것 같더라. 가이드님이 나 많이 걱정되셨는지 같은 버스를 타시더라. 나는 또 억지로 잠에 들어서 간신히 도착... 도착하고 나서 큰 버스로 갈아탈때도 최대한 밖에서 서 있다가 멀미 가라앉히고 탔다.
멀미 때문에 지치기도 했고, 포지타노에서 워낙 열심히 돌아다니기도 했고 해서 다시금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하루 종일 너무 많이 자서 그런지 로마에 도착하기 거의 1시간? 1시간 30분? 정도 전에 잠에서 깼다. 그래서 가이드님 라디오 좀 듣다가 펭귄이 신청하는 신청곡들도 좀 듣다가 하면서 로마에 도착했다.
로마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려서는 가이드님께 추천받는 와인 안주들을 사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제일 늦게까지 하는 슈퍼마켓으로! 가이드님은 스모크 모짜렐라를 추천해 주셨다. 슈퍼마켓에서 한참을 헤매고, 너무나 큰 와인 코너에 당황해서 한참을 헤매다가 근처에 계시는 분께 추천해 달라 그랬더니 자기도 잘 모른다고 하셔셔 엄청 해매다가 그냥 아무거나 하나 사는 걸로...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신 눈사람 모양의 스모크 모짜렐라랑 잘 모르겠어서 검색을 통해서 사 온 햄. 그리고 와인. 와인 오프너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내가 가져간 젓가락을 이용해서 코르크를 밀어넣었다. 그래서 한번 살해 현장을 만들어내고 나서야 와인을 먹을 수 있었다. 진짜 난장판. 펭귄이 나 와인 흘린거 닦고 있으니깐 살인현장 은폐하려는 사람같다고 해서 엄청 웃어댔다.
와인은 MELOT으로 그냥 실패해도 괜찮을 정도로 저렴한 와인을 샀다. 달지 않고 쓴 맛이 강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글라스 시킬 때 이 와인 종류가 많은 것 같았다. 쓴 맛이 강하다 보니 와인 초짜인 우리는 처음에는 읭? 싶었는데 먹다보니 괜찮더라. 스모크 모짜렐라가 굉장히 맛있었다. 이게 너무 맛있어서 계속 집어먹었다. 햄은 구워서 냠냠. 일반적인 햄맛. 모짜렐라가 너무 맛있어서 햄은 뒷전. 한국에서도 이 모짜렐라를 파나? 팔면 사다 먹고 싶다.
이탈리아 남부 투어 인디고 트래블 : 60000원
폼페이 입장료 : 15유로
Shaval : 15유로
포지타노 진입 미니버스 : 10유로
포지타노 기념품 : 레몬캔디 5유로, 레몬 스프레이 12.5유로, 레몬 석고 방향제 5유로, 레몬첼로 1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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