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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19.7 로마-런던 첫 유럽 여행

2019.07.06 바티칸 : 바티칸 박물관 - 성 베드로 성당 - 산탄젤로 성

2019.07.06. 바티칸

바티칸 박물관 - 성 베드로 성당 - Panino Divino - old bridge - 산탄젤로 성

 

 바티칸 반일 투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준비해야 한다. 나랑 펭귄이 아직 숙소에 취사도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기에 잼에 식빵이다. 저 잼도 복숭아 잼이라서 정말 복숭아로 가득찬 한끼 식사였다. 어제 만난 여자분의 충고를 기억해 두었기에 우리는 여기저기 선크림을 듬뿍 바르고 모자에 선글라스, 얼음물까지 챙겨서 출발했다.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넵, 지각했습니다.

 

 ​테르미니 역에서 만나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 우리는 첫날 숙소로 오는 길에 미리 사 놓은 지하철 표가 있어서 그걸 그대로 이용하고 다른 분들은 표를 사고 계셨다. 지하철에서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하시던데, 본인이 정신만 제대로 차리면 쉽게 당하지는 않는 것 같다.

 

 바티칸의 외벽, 벌써부터 내리쬐는 햇빛, 밖에서 입장이 될 때까지 대기라던데... 정말 한숨밖에 나오지 않더라.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서 그늘에 서 있기는 했지만, 우리 팀이 그늘의 거의 끝자락에 서 있는 팀이었고, 모자와 선글라스, 얼음 물에 의지해서 그 시간을 버텨냈다. 마침내 건물안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는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하나의 국가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다보니 짐 검사도 꽤 철저히 하더라. 짐 검사를 마치고 안예 들어가니깐, 현대식으로 잘 꾸며진 내부가 있었다. 외관만 보고 그렇게 까지 현대적인 건물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꽤나 놀랐다.

 

​ 걷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꽤 행복했고, 저 높이를 계단으로 걸어올라가야 했따면 꽤나 슬프고 힘들었을 것 같다. 바티칸 투어를 신청한 우리 일행 중에서는 나랑 펭귄을 제외하고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았다. 학생 할인은 뭔가 다른 절차가 있다고 하며 가이드님이 우리만 데리고 빠져나갔다. 다른 일행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잠시라도 혼잡한 무리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특이하게도 이어폰이 한 쪽만 있는 수신기를 받아들고 외부로 드디어 나왔다. 외부에서 잠시의 시간을 가진 후,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중세 미술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었다.

 

 나도 중세미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고, 펭귄도 아는 바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중세 미술관은 꽤나 생소한 장소였다. 그렇지만 얄팍한 성경 지식과 미술사 지식을 총동원하고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니 꽤나 흥미로웠다. 열쇠는 베드로 성인의 상징이고, 붉은 색과 파란색이 들어간 옷을 입고 있는 여자는 성모 마리아다. 중세의 작품들은 표정이 없고, 입체감이 없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내가 고대하던 작품 중 하나이다. 르네상스 3대 거장 중 한명인 라파엘로의 그림이다. 위의 세 그림 모두 라파엘로의 작품이고 그 그림들은 그린 나이가 모두 다르다. 한 작품은 17살 때 그렸다고 하는데, 내 17살 때를 생각하면 괜히 거장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구나 싶다. 라파옐로가 빛을 잘 사용하는 작가로 유명했다고 하는데, 가운데 있는 그림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저렇게 인위적인 광원을 사용한게 라파엘로가 처음이라고 한다. 사진으로 보면 그 느낌이 덜할 수도 있겠는데, 저 그림은 생각보다 매우 거대하고 그래서 보고 있으면 확연한 빛의 대비로 인해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예수님이 정말 광원이라도 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라파엘로의 그림 앞에서 조금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우리는 다른 작가들의 많은 그림들을 보면서 계속 나아갔다.

 

 어제 베르니니의 작품들을 봐서 그런지 조각에 대해서 와 라는 감탄사를 내 뱉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조각은 꽤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이렇게 정돈된 공간과 고려된 조명들 아래에서는 더 좋아하는 편이다. 이 조각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고,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꽤 마음에 든 조각이다. 바티칸이라는 장소의 특수성과 독보적으로 빛나보이는 조명. 마치 성스러운 천사를 보고 있는 기분이다. 나는 종교도 없고 신도 믿지 않지만, 이런 종교적 작품들과 공간들이 가지고 있는 가라앉고 정돈된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빛을 받고 있는 조각상을 더 좋아하고. 그래서인지 유독 이 사진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그 정신없은 바티칸 미술관에서 일행을 따라가느라 정신 없는 와중에도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작품이 생기고, 잠시라도 그걸 감사할 수 있다는 건 꽤나 좋은 일인 것 같다.

 

 미술관을 나와서 우리는 솔방울 공원으로 향했다. 정보글에서 정원인가 공원인가로 표기되어 있기에 나는 굉장히 넓은 공간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넓지는 않았고 있는 것도 저 솔방울 장식이 전부더라.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 넓고 탁 트인 공간이라서 그런지 많은 가이드 분들이 여기에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 계셨다.

 

 

 

 바티칸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천지창조를 기대하고 올 것이다. 미술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천지창조는 다양한 매체에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아마 다들 본 적은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도 바티칸 반일 투어에서 제일 기대하고 있던 건 다름 아닌 천지창조였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3대 거장인 미켈란젤로의 그 위대한 걸작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심지어 이건 천장화라서 그 장소에 직접 오지 않고는 관람이 불가능하다!

 

 소위 천지창조라고 불리는 미켈란젤로의 걸작은 원래  Ca Volta의 일부분이다. 이 Ca Volta가 있는 시스티나 성당 내부에서는 가이드의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스티나 성당 내부의 벽화들 그림과 같이 설명이 써져 있는 이 장소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시스티나 성당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안 되는 데, 회손이 심했던 벽화 복원을 일본의 NHL에서 복원 하는 대신에 판권을 소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1506년 브라만테의 권유로 교황은 미켈란젤로에게 천장화를 그리라고 명한다. 이때 미켈란젤로는 조각가의 자존심때문에 명령을 거절하였고, 교황은 그러자 미켈란젤로를 투옥했다고 한다. 결국 미켈란젤로는 죽기 싫어서 이 천장화를 그리게 되고 4년 6개월 간의 작업이 이루어진다. 당시 천장화를 프레스코화로 그렸기 때문에 미켈란젤로는 떨어지는 물감으로 인한 피부병 및 실명에 시달리고, 좋지 못한 작업 자세로 인해 디스크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정말 미켈란젤로의 모든걸 쏟아부은 작품인 것이다.

 

 Ca Volta는 창세기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아담과 이브의 내용뿐만 아니라 노아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천장화는 한쪽 벽면의 최후의 심판으로 그 그림이 이어진다. 먼저 최후의 심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최후의 심판은 위에서부터 천국, 연옥, 지옥의 순서로 그려져 있다. 그림에서 나팔을 불고 있는 천사가 제일 눈에 띌 텐데, 이는 종말을 알리는 나팔이다. 예수의 손을 잘 보면 오른손과 왼손의 방향이 다른데, 오른손은 천국으로 와야 할 사람을 천국으로 올리고 왼손은 지옥으로 갈 사람을 지옥으로 내리고 있는 것이다. 지옥의 부분을 보면 몸에 뱀이 감긴 미노스를 볼 수 있는데, 몸에 뱀이 감겨 있는 횟수는 층수를 의미한다.

 

 미켈란젤로가 성격이 불같고 뒤끝있는 성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미노스 그림에서 그를 뼈져리게 느낄 수 있었다. 약간 치사하고도 진짜 당한 사람이 짜증날 것 같은 미켈란젤로의 복수가 여기 들어있기 때문이다. 본래 조각가인 미켈란젤로는 그림에서도 생동적인 묘사와 근육의 묘사를 중시했는데, 체세나 추기경이 이를 보고 마치 목욕탕이나 사창가 같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 발언을 기억한 미켈란젤로는 지옥의 미노스의 얼굴을 체세나 추기경을 그려넣었다고 한다. 저 그림을 긁어버릴 수도 없고 완성된 그림을 보고 체세나 추기경이 얼마나 화가 났을지 상상이 된다.

 

 안타깝게도 미켈란제로의 이 최후의 심판은 공개되고 나서 거센 비난을 듣는다. 일단 지옥으로 사람을 보내기 위해서 천사가 폭력을 쓴다는 점,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했던 노예가 천국으로 가는 장면, 자세가 마치 성교를 묘사한 것 같은 그림이 있는 것과 인물들이 나체라는 점이 그 대표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이런 논란이 붉어지는 와중에도 미켈란젤로는 수정을 거부한다. 그러나 미켈란젤로의 사후, 미켈란젤로의 제자 중 한 명인 볼테라가 옷을 그려넣었다. 하지만 볼테라도 원하는 바가 아니었는지 스승의 작품을 회손했다는 자책감에 결국 자살에 이르렀다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일 수가 없다. 미켈란젤로는 워낙에 자신의 주장이 강하고 그를 지키는 강하고 주위에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의 제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수정한 후에 자살이라니. 예술에는 압력이 가해지면 안 된다는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사례다.

 

 천지창조에 대해 더 알게된 내용 중에 좀 흥미진진한 게 있었다. 신이 자신이 만든 것을 같이 보고 감상해줄 존재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을 창조했다고 하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천지창조의 망토가 뇌 모양으로 생긴 게 그 내용을 담은 것이라는 생각은 못 해봤다. 같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지성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를 표현하기 위해 망토를 뇌 모양으로 그렸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이야기에 잠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Ca Volta는 중앙에 천지창조가 포함된 창세기 뿐만 아니라 벽과 닿아있는 사이드 부분에 유대인을 구원하는 이야기와 구약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비록 창세기에 묻혀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그 또한 꽤나 대단한 그림이었고, 솔직히 말해서 그 그림 전부를 4년 6개월 안에 그렸다니 미켈란젤로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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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이 끝나고 난 후 우리는 자리를 다시 옮겼다. 미술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있는 라오콘 상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 곳에 마치 욕조같이 생긴 조각상들이 있었는데 아무런 라인이 쳐져 있지 않았기에 유물인지 몰랐는데 그것들도 모두 유물이라고 했다. 높이가 너무 딱 맞아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올리려다가 깨닫고 손을 내린게 한 두번이 아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예언자 라오콘이 신의 계략을 막으려 하자 아테나가 독뱀을 보내서 라오콘의 입을 막은 장면을 조각한 라오콘 상이 있었다. 라오콘 상은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굉장히 정교했다. 일단 세 인물이 엉켜있는 장면을 조각해 낸다는 건 어려운 일 같았고 세 사람을 감싸고 있는 뱀이 생동감 넘치게 되어있었다. 세 사람의 표정이 보통 조각상에서 보던 정적인 표정이 아닌 정말로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얼굴의 머리카락과 수염도 그렇고 조각가가 얼굴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그런데 가이드님이 지나치게 생생한 표정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이 조각을 한 조각가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독사를 던져 놓고 그 모습을 관찰한 후에 작업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혹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약간 소름끼치게 보이기도 했다.

 

 외부에 있는 조각상을 쭉 보고 다시 실내로 들어갔다. 나는 이 순간부터 조금 있으면 천지창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굉장히 들떠있었다. 도대체 언제 볼까? 하고 들떠 있었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후에야 천지창조를 볼 수 있었다. 다시 들어간 내부는 여전히 화려했다. 여러가지의 그림들과 조각상들을 구경하고 화려한 천장조각도 보았다. 그 중에는 굉장히 비싼 아프리카에서밖에 못 구한다는 붉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함? 관?도 있었다. 붉은 대리석이라니까 느낌이 굉장히 이상했다. 대리석이라기보다는 다른 돌같았다. 색이 고급스러워서 어딘가의 궁전에 사용되고만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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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하고 그림들이 많기 때문에 유명한 지도의 방과 역대 관계도 같은 그림들이 걸려 있는 기다란 복도를 걸어갔다. 바티칸에서 왜 다들 천장을 많이 찍나 했는데 벽을 찍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마치 출근시간의 2호선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을 향해 일정한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멈춰서 오랜시간 볼 겨를도 없고 걸어가면서 열심히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워낙 많으니 벽 한번 천장 한번 보면서 가이드님 깃발도 보고 이러면서 열심히 쫓아갔다. 정말 눈돌아갈 정도로 화려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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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따라서 쭉 가다가 유명한 작품 아테네 학당! 철학자들이 아기자기하게 한 그림안에 다 그려져 있어서 좋아하는 그림 중의 하나이다. 원래부터 하나의 그림에 한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모아놓은 그림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그림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림이 바티칸 입장 티켓에 그려져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포토 스팟이기도 하다. 이 그림을 라파엘로가 그렸다고 하는데, 그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래서 라파엘로의 연인으로 알려진 로티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아테네 학당을 보고 나서 복도를 쭉 따라서 걷다 보니 드디어 염원하던 천지창조를 마주하게 되었다. 시스티나 성당은 굉장히 컸고, 내부는 오래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서 서 있을 장소를 찾기에도 힘들었다. 가장자리에 의자가 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있어서 앉기 힘들었다. 근데 천장화이기 때문에 계속 위를 올려다봐야 해서 서서 계속 위를 쳐다보기에 힘들었다. 맘 같아서는 가운데 바닥에 드러누워서 보고 있고 싶었다. 겨대하고 웅장한 천장화에 비해서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목이 빠질 것 같았지만 정말기대하고 있었던 그림이니까 한정된 시간 내에서 조금이라도 더 보기위해서 계속 위를 봤다. 생각보다 규모가 굉장히 크고, 너무나 웅장해서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그림 자체로 봤을 때는 잘 느끼지 못했으나 성당에서 다른 그림들이랑 함께 그 공간에서 보니깐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시간만 더 있으면 다른 그림도 더 보고 있고 싶었고, 더 오래 있고 싶었다. 사진도 찍을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을 가득담아서 시스티나 성당에서 나오는 길목이라도 한 장

 

 이제 바티칸 투어도 막바지에 달했다. 마지막 코스인 성 베드로 성당에 도착. 펭귄은 여기가 자기 인생의 첫 성당이라고 했다. 첫 성당부터 너무 크고 화려한 곳에 데려온 것은 아닌지, 다음 성당부터 너무 실망하면 어떡하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나도 이 성당에 와 보는 걸 매우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들떠 있었다.

 

성 베드로 성당에는 천국의 문이라고 불리는 문이 있는데, 열리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나도 여기 한번 통과해 보고 싶은데, 바티칸에 오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인데 천국의 문이 열리는 기간에 맞춰서 오기에는 정말 힘들지 않을까 싶다. 두껍고 화려한 문이었기에 여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지 상상이 되기도 하고, 외관부터 웅장하니 내부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게 되었다. 가이드님은 저번에 통과해 봤다고 하셔셔 너무 부러웠다. 진짜 통과하며 기분이 너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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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니깐 진짜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하더라. 사방이 반짝거리고 노란색에 어디 한 군데 장식이 안 되어 있는 곳이 없었다. 바닥도 반짝거리고 관리가 매우 잘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니 만큼 관리를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았다. 근데 진짜 감탄밖에 안 나오고 진짜 어디에 눈을 두고 봐야 할지 모르겠고, 어디를 찍어야 할 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화려했다. 모든 곳을 봐도 다 다르고 아름다웠다. 사방을 둘러보면서 정신을 놓고 있다가 가이드님의 소집에 정신을 차리고 가이드님을 따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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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진짜로 놀랐던 지점이 이곳이다. 이 그림은 라파엘로의 그림인데, 돌로 된 모자이크로 되어있다. 3대 거장 중의 한 명인 라파엘로의 그림을 돌 모자이크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그림의 크기도 굉장히 크다. 이 거대한 모자이크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 지 대단하다. 모자이크를 돌로 만든 이유가 변하지 않기를 원해서하고 하는 데 그 생각 하나만으로 돌로 모자이크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진짜 대단한 것 같다. 저거 돌멩이 하나 하나가 내 손톱만한데 그걸 다 맞춰서 끼워 넣은 것과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 작업자가 진짜 대단한 것 같다.

 

 이 성당을 짓는데 돈이 굉장히 많이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 지점이 바로 이 것을 본 순간이었다. 마리아의 머리 위에 있는 저 별들이 진짜 다이아몬드라고 한다. 반짝 반짝 거리는 게 육안으로 보면 멀리서도 보이지만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다이아몬드가 워낙 크고 값이 나가기 때문인지 저 곳은 출입이 불가능했고, 철창도 굉장히 오밀조밀하게 되어 있었다. 솔직히 사진 찍으면서 가까이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기는 했지만 저 정도 크기의 다이아몬드라면 이해해줄 수 있다. 이 거리에서도 반짝 반짝 예쁜데 가까이에서 보면 얼마나 예쁠까? 줌을 잔뜩 땡긴거라서 실감 안 나실 수 있지만 실제로 보면 성모 마리아의 얼굴이 손톱만하게 보인다.

 

 바티칸에서 보는 것을 기대하던 작품 중 마지막 하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나는 정말 이 조각을 보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저 피에타의 구도는 여러가지 작품에서 사용될 정도로 유명한 조각이기에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천지창조 때 만큼 가슴을 뛰게 만들더라. 피에타도 작품 대상의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서야 볼 수 있었다. 그치만 유리벽이 굉장히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피에타를 볼 수 있었다. 가이드님의 말에 따르면 미켈란젤로는 피에타를 조각하고 거리의 한 복판에 전시했다고 한다. 이때 사람들이 조각가가 누구인지 모를 경우를 대비하여 성모 마리아가 차고 있는 끈에 자신이 조각가라는 문장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하지만 후에 이를 매우 후회했다고 하는데, 아름다운 자연의 창조자인 신이 그 어떤 것에도 자신의 이름을 표시하지 않은 것을 보고 진정한 창조자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당시에 얼마나 시름에 빠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괜찮아요 미켈란젤로, 이 먼 거리에선 띠에 뭐라고 써 있는지 보이지 않아요. 당신의 조각에 집중할 수 있답니다.

 

 피에타 자체도 굉장히 완성도 높고 그 공간도 굉장히 잘 조성되어 있었다. 성모 마리아의 옷의 주름들, 축 늘어진 예수의 힘 없는 팔 다리, 부드럽고 매끄럽게 마무리된 표면과 도드러진 굴곡 표현. 모두 정말 마음에 들었다. 눈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성모 마리아의 뒷편에 있는 창에서 들어오는 빛은 마치 후광처럼 보였고,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약간의 슬픔이 더해진 온화한 공기가 흐르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차분해지고 포근해지는 것만 같았다. 매우 아름다운 조각이었다. 더 쳐다보고 있고 싶었지만 내 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기에 잠시 그 분위기에 취해있다가 후방으로 빠져 나왔다.

 

 반일 투어가 종료되고 가이드님과 헤어지고 난 후 우리는 다시 성당에 한 번 들어갔다. 솔직히 내가 다시 들어가고 싶었던 탓이 컸다. 피에타를 다시 한 번 더 보고, 성당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때 어딘가 익숙한 스테인드글라스를 발견했다. 예전에 중학교 때인가? 미술 시간에 스테인드글라스 만들기를 했는데, 그 때 예시 도안에 있던 그 그림이다! 너무나 반가웠다. 저 스테인드글라스 굉장히 많이 보여서 도대체 출처가 어딘가 했는데 바티칸이었을 줄이야... 정말 상상도 못 했다. 딱 저기로만 빛이 들어오기도 하고 정문에서 들어오면 정문과 검은색 장식물? 그리고 저 스테인드글라스로 딱 일직선이기 때문에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있다. 뭔가 저기만 밝게 빛나는 느낌?

 

성당의 밖으로 나오니 스위스 근위대가 보였다. 특이한 복장과 그 명성으로 유명한 스위스 근위대를 직접 봤다! 바티칸 내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이 차림을 한 사람을 본 건 이곳에서가 처음이었다. 이전에 들은 설명에 의하면 다른 용병들이 다 도망가는 상황에서 스위스 근위대만이 남아서 지켰다고 한다. 그 때의 충절을 인정받아서 스위스 근위대만이 바티칸의 호위병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멋있는 근위대들을 한 번 보고 인증샷 한 번 찍고 우리는 바티칸의 바깥을 향해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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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밖으로 나와서 맛있는 점심 식사! 반일 투어를 마치고 나니 굉장히 열심히 돌아다녀서 그런지 너무 배고팠다. 우리는 바티칸 근처에서 유명한 파니니 집을 가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음식이라고 하는데, 샌드위치 같다고 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니니를 먹어본 건데 새로운 음식을 먹어볼 생각으로 너무나 들떠 있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애초에 나는 입천장이 약한 편인데다가 촉촉한 음식들을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냥 나랑 상성이 잘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맛은 있었지만 빵이 생각보다 딱딱했기 때문에 입천장이 좀 까지더라. 그리고 우리는 목이 너무나 말랐기 때문에 (거의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퍽퍽한 편인 파니니가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말린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말린 토마토라니! 물론 재료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생 토마토를 먹을 생각으로 들떠 있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더해진 탓도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맛은 있었다. 조합이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인데다가 치즈도 참 맛있었다.

 

참고로 우리는 둘 다 ciro를 주문했다.

 

 이탈리아에 왔으면 1일 1젤라또를 해주어야지! 점심을 먹었으니 젤라또를 먹으러 출발!! ㅎㅎ 이번에 간 젤라또 가게는 Old Bridge! 가게가 협소한데에 비해서 먹으려는 사람은 많고 해서 가게가 굉장히 복잡하다. 심지어 맛을 고르면서 같이 돈을 건내드려야 하기에 정말 정신이 없다. 그래서 우리도 빨리 빨리 맛을 고르고 나오려는 생각에 좀 서둘렀다. 

 

 유명하다는 리코타 치즈맛과, 저 한 개가 무슨 맛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이 없었고 젤라또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녹아내렸기 때문에 우리는 빨리 먹어야만 했다. 리코타 치즈 맛은 기억이 나는게 나는 리코타 치즈의 그 미묘한 식감 때문에 별로 즐기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생각보다 리코타 치즈 맛을 꽤나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깜짝 놀랐던 것 같다.

 

 젤라또를 하나씩 들고 다음 관광지인 산탄젤로 성으로 이동. 펭귄이 이미 많이 지친 상태고, 나도 이 상태로는 일사병에 걸릴 것 같은 기분이라서 다른 일정 다 취소하고 산탄젤로만 보고 들어가기로 했다. 더운 햇빛 아래에서 젤라또 하나에 의지해서 이동했다. 산탄젤로 성 또한 꽤나 내리쬐는 햇빛 아래에 있었다.

 

 산탄젤로 성에 도착하면 일단 산탄젤로 성으로 연결되는 다리에 서 있는 여러개의 천사상들이 눈을 끈다. 천사상들은 다리 위와 산탄젤로 성의 꼭대기에 서 있다. 우리는 산탄젤로 성의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외부만 구경하기로 했다. 내부를 구경할 체력이 남아있지 않은 영향이 매우 컸다...

 

 다리를 따라서 쭉 서 있는 천사들도 장관이지만, 내 눈을 유독 끈 것은 천사상들 머리 위에 위풍당당히 서 있는 갈매기들이었다. 갈매기들에게는 사람들이 무엇을 우상시하는 지는 알 바도 아니고 그저 서 있기 좋은 위치이기 때문에 서 있을 뿐이겠지만 뭔가 우스운 풍경이었다. 사람들이 그렇게 동경해 마지 않는 천국의 주민이자 성스러운 존재인 천사의 머리 위에 능청스럽게 서 있는 갈매기들이 너무 귀엽더라. 사람들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동상들도 갈매기들한테는 기껏해야 좋은 받침대겠지. 너무 귀여워서 한참 사진 찍고 있다보니 펭귄이 옆에서 나한테 동물 덕질 또 시작했다고 하더라. 솔직히 너무 귀여운걸 어떡해. 마치 하찮은 인간들이라고 생각하면서 깔보고 웃고 있는 기분이다.

 

 오전에 트레비 분수에 들렀을 때는 동전이 없어서 동전을 던지지 못했기에 우리는 새롭게 생긴 동전을 들고 트레비 분수로 갔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기도 했기에 겸사겸사 들려서 동전을 던지고 가기로 했다.

 

 오전에 들렀을 때와는 달리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가장자리에서 동전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분수는 얼마전에 동전 수거를 했는지 바닥에 깔린 동전이 별로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트레비 분수에 신나서 동전을 던졌다. 둘 다 제대로 들어갔으니 로마에 또 올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 여름의 로마에 와 봤으니 다음에는 겨울의 로마에 와 보고 싶다. 그 때는 비수기기기도 하니깐 조금 더 느긋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즐거운 마음으로 숙소로 귀환!

 

 파니니를 먹은 시간이 꽤 늦기도 했고 해서 우리는 저녁은 간단하게 먹고 폼피에서 사 온 티라미수를 먹기로 했다. 이탈리아까지 왔는데 폼피만 먹기도 뭐하고 해서 레몬첼로랑 같이 먹을 생각에 주위에서 레몬첼로를 파는 가게를 찾아다니다가 조그만 술 전문점을 찾아냈다.

 

 너무나 잘 꾸며진 가게였기에 우리는 한번 구경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가게들과 달리 뭔가 술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인 것 같아서 믿음이 갔다. 가게에 들어가니깐 친절해 보이는 약간 몸집 있으신 주인분이 웃으며 반겨주셨다. 우리가 대화하는 걸 들으셨는 지 잠시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한국어로 인사하시더라. 너무나 반가워서 단숨에 가게가 마음에 드는 마법... 권해주신 트러플 카나페도 맛있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술을 사기로 결정하고 보고 있으니깐 뭐 찾는 것 있냐고 물어 보시더라. 우리 둘 다 와인은 아직 초보기 때문에 달달한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제일 단 걸로. 그랬더니 아래의 와인을 권해주셨다. 정말 달더라. 내가 먹어본 와인 중에 제일 맛있는 것 같았다. 너무 취향이었다.

 

 저 와인을 시음해 보고 나서 달달하고 마음에 드는 와인에 기분이 좋아진 우리는 즐겁게 이야기 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나오는 노래가 우리도 아는 노래라서 펭귄이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참고로 말하지만 펭귄은 노래를 꽤나 잘 부르기도 하고 관심도 많다. 펭귄이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들으신 주인분께서 우리한테 노래 좋아하냐고 물어보며 노래 공연이 열리는 바에 대한 전단지를 주셨다. 자기도 항상 간다면서 좋은 노래가 많다며 추천해 주시길래 우리도 즐겁게 받아 들였다. 그날 남부 이탈리아 투어가 잡혀 있어서 가지는 못 할 것 같지만, 현지에서 친해진 사람에게 무언가를 권유받는 것은 정말 두 번 다시 경험하기 힘든 일이지 않을 까 싶다. 너무나 기분좋은 사귐이었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우리는 그 와인을 살지 아니면 원래 계획대로 레몬첼로를 살지 고민하다가 레몬 첼로를 사기로 했다. 둘 다 사는 방법도 있기는 했지만, 우리가 로마에 머무는 동안 다 먹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고, 와인을 들고 이동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일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중에 이 결정을 후회하는 데, 우리가 시간이 날 때 이 가게에 오면 문을 열지 않았기에 이 와인을 살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펭귄은 이 와인이 계속 생각나서 여행 내내 이 와인을 사지 않은 게 정말 큰 잘못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솔직히 나도 동의한다. 너무 감질맛 난다... 다음에 로마에 올 일 생기거나 하면 꼭 이 와인을 다시 먹고 말리라.

 

+가게의 위치와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데, 누구든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Vino Vip로 추정 중)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냉장고에 넣어놨던 폼피 티라미수를 꺼내고 쿱에서 사온 스프라이트와 레몬첼로를 섞어먹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레몬첼로 자체만으로는 도수가 꽤 높기에 스프라이트에 섞어 먹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는 술 약하기 때문에 섞어 먹는 걸로...

 

 폼피 티라미수는 생각보다 굉장히 취향이었습니다. 펭귄이랑 나 모두 단 걸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굉장히 취향이었다. 딸기의 달콤하고 약간 새콤한 맛과 티라미수의 달달한 맛! 약간 새콤한 레몬맛의 레몬첼로의 조합은 굉장히 좋았다. 티라미수의 양이 생각보다 꽤 됬기 때문에 꽤나 배 부르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티라미수는 매우 부드럽고 맛있었으며 레몬첼로도 생각보다 맛있었다. 그렇지만 레몬 첼로 자체가 꽤 진하기 때문에 알콜맛에 약한 나는 그렇게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도 색도 예쁘고 레몬맛 자체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병도 다양하게 예뻐서 꽤나 마음에 들었다. 기념품 용으로 꽤 좋을 것만 같은 술!

 

바티칸 반일 투어 : 36068원 + 수신기 3유로

바티칸으로 가는 메트로 : 1.5유로

Panino Divino : Ciro 6.50유로

Coop : 0.96유로 (물)

Old Bridge : 2가지맛 2.5유로 (수박맛 & 깨맛)

레몬 첼로 : 6유로